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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3.09.] - 04. 단막창극 <흥보가> 중 ’화초장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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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 흥보가 부자가 되었어? 하하 이놈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강산지 궤변이 다 있제, 이럴것이 아니여, 내가 흥보집을 한번 들어가 봐야지. 흥보야! 흥보야, 흥보야!!!! 삼월이: 누구를 찾으시는게라우? 놀부: 이 집 주인, 그 흥보란 놈 있는가? 삼월이: 어디서 오신 손님이신디요? 놀부: 아 어디서 왔든지! 주인놈 흥보 나오라고 혀! 아따 진짜 부자가 되얐네.. 삼월이: 예 흥보처: 어디서 손님이 오셨느냐 삼월이: 예 밖에 어디서 이상한 가객이 와서, 이놈 저놈 하면서 주인마님을 찾습니다요! 흥보처: 그 양반 모습이 어떻게 생겼드냐? 삼월이: 대가리는 부엉이대가리 수리눈에 왜가리 주둥이 맹꽁이 체격으로 욕심과 심술이 떠덕떠덕 붙었습디다 흥보처: 야 시끄럽다, 시숙님 행차하셨습니까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놀보: 아니 쫓겨날 때 보고 지금 본 께 미꾸라지가 용되얐네! 영문 기생 뽄으로 맵시내고 거들먹 거린다! 참말로 아이고 아이고 워매! 이 빌어먹을 놈으 자리가 어째 이렇게 미끄럽냐! 흥보처: 권솔들은 편안들 하신지요? 놀보: 편치 않으면 어쩔테요? 흥보처: 삼월아 삼월이: 예 흥보처: 찬수 장만하여 점심 진지 지어라 삼월이: 예 흥보: 아이고 형님! 아이고 성님 아이고 성님! 아이고 성님! 아이고 행차하셨습니까? 아이고 흑흑흐허허허 아이고오! 놀보: 너 누집 부고받았냐 왜 이렇게 쫄쫄 울고 지랄이여? 그 우는 눈구녕에다 담뱃대로 확 쑤셔버리기 전에 그만 안그쳐? 흥보: 아이고 예예, 저 진지는 어떻게 했어? 흥보처: 지금 지으라고 했소 흥보: 아이고 형님 삼월이: 졸지에 진지를 차리느라 찬수가 변변치 못하옵니다 놀보: 흥보야 이거 누구냐 아따 거 매끈하게 잘빠졌다 흥보: 예 몸종이올습니다 놀보: 몸종? 지랄하고 자빠졌네 지 주제에 몸종까지 참나, 그런데 흥보야! 너 형제간에 윤기알제, 형제는 일신아니냐? 흥보: 아이고 형님 이를 말씀이십니까! 놀보: 그려 그려, 그렇다면 니 세간은 내 세간이요, 내 세간은 내 세간아니냐? 흥보: 아휴 예예 놀보: 가령 내가 어디가서 죽을 일 있으먼 그건 니가 대신 죽고, 니가 어디가서 죽을 일 있으며는, 그건 니가 뒈져부러. 그것은 어찌해서 그러냐 허며는, 나는 이 집안에 장손이라 선영들을 받들어야 한다 이말이거든 알았냐? 흥보: 아이고, 예예예! 놀보: 오냐오냐 알아들었으면 거 술이나 한 잔 도라 흥보: 술 한잔 드시지요 놀보: 흥보야 내 성격이 본래 남으 초상마당 가서도 권주가 없이 술 안 먹는 것 알제? 흥보: 그건 알지만서도 여기서 누가 권주가를 허겠습니까? 놀보: 야 이놈아 권주가 할 사람이 따로 있냐? 느그 처 곱게 차려 입은 김에 권주가 한마디 시켜라 흥보처: (소리) 여보시요 시숙님 여보 여보 아주버니 제수더러 권주가 허라는 법 고금 천지 어디서 보았소 전곡자세를 고만허시오 나도 인제는 돈과 쌀이 많이 있소 동지섣달 설한풍으 구박을 당하여 나오던 일과 처자들을 굶겨놓고 찾아간 동생 피가 솟도록 잡아댄 일을 박속으 들어도 나는 못 잊것소 보기 싫소 어서가시오 속을 채리면 뭣허러 내 집에 찾아왔소 보기 싫소 어서가시오 안 갈라면 내가 먼저 들어갈라요 "보기 싫소 어서 가시오!" 놀보: 야 이놈 흥보야 너 내가 오면 이렇게 욕허러고 시켰지 니가! 흥보: 아이고 그럴리가 있겄습니까 철을 몰라 그럽니다! 놀보: 내가 이 까짓놈 밥 이 까짓놈 술 안묵으면 그만이여! 안묵어! 안묵어! 안묵어! 흥보: 아이고 형님 아이고 놀보: 안묵어! 안묵어! 안묵어! 안묵어! 흥보처: 밥이란 게 얼마나 중한 것이라고 자꾸 차시오! 보기 싫소 어서 가시오! 놀보: 아니 자꾸 가라그러네! 흥보야 너 계집이 내 집에서 자기 주장을 허며는 그 집안은 망하는 법이다. 긍게 느그 처 내다 버려라 내가 새 장가 들여주마! 흥보: 아이고 형님 처분대로 허시지요 놀보: 그거는 그런디 흥보야 나 너한테 또 헐 말이 한 개가 있어 흥보: 아이고 형님 말씀 하시지요 놀보: (노래) 내가 근래 듣자허니 니 놈이 밤낮으로 자식들을 앞세우고 도적질을 잘한다니 내 말이 분명허지? 흥보: (노래) 형님 이게 왠 말씀이요 선영에서 시키잖고 배우잖은 도둑질을 어찌 헌단 말씀이요? 놀보: (노래)네 이놈아 듣기 싫다 그러면 이 가산과 이 재물이 일조일석에 다 어디서 났단 말이냐? 네 놈을 잡으려고 오영문 출사들이 벌떼같이 나섰다니 그 아니 딱한 일이냐 사이지차 하였으니 니 놈은 잔말말고 천기누설 헐 것 없이 세간과 전담문서이며 돈궤 곳간 쇠떼까지 내게 다 맡겨두고 처자를 거나리고 멀리 도망을 가서 십년만 한정하고 잠자코 피신타가 이곳이 무사타고 내가 기별을 허거덜랑 그 때 돌아오도록 허여라 놀보: 십년이 아니라 백년이 지난대도 니 재물에 손을 대면 내가 니 아들놈이다 이놈아! 흥보: 아이고 형님 제 말씀 좀 들어보시지요, 아 다른것이 아니라요, 아 작년에 제비 한쌍이 주란화각을 그냥 다 버리고 저희 집 초막에다 새끼를 까더니, 아 뜻밖에 구렁이가 나타나서요, 그 새끼들을 그냥 다 잡아먹고, 그냥 새끼 한마리가 뚝 떨어저서 다리가 그냥 작신 부러저서 피흘리고 그냥 벌벌벌벌벌 떨고 그러더랑께요 놀보: 근께 제비 새끼가 똑 떨어져서 피 흘리고 벌벌벌벌 떨고 죽을라고 혀? 흥보: 아이고 예 예 놀보: 야 이놈아 그걸 가만 냅두냐? 얼른 내려가서 발로 싹싹 문대버려야지! 흥보: 아이고 형님도 참 놀보: 그래서 어쨌냐 흥보: 그래가지고요 그 명태껍질과 당사실로 다리를 동여매어 주었더니, 아 그 이듬해에 보은표 박씨를 물어다 주더랑께요? 놀보: 제비가 박씨를 물고와? 흥보: 아 예! 놀보: 아따 그 제비 미쳤는갑다, 아 그래가지고? 흥보: 아 그래가지고 그 박씨를 동편 처마 끝에 심었더니, 박 세통이 열렸지 뭡니까? 놀보: 그래서? 흥보: 추석은 돌아오고요, 자식새끼들이 그냥 하도 배가 고프다고 해서 박속이나 그냥 끓여 먹어볼까 하고, 박을 한 통 그냥 촥! 갈라봤더니! 놀보: 갈라봤더니? 구렁이 나오드냐? 흥보: 아니요 아 돈과 쌀이 나오고요! 놀보: 잉? 박통 속에서 돈과 쌀이 나와? 흥보: 아이고 예! 놀보: 그래가지고? 흥보: 그래가지고요, 또 한 통을 그냥 촥! 갈라봤더니, 놀보: 그랫더니? 흥보: 은금보화가 나오고요! 놀보: 박통 속에서? 흥보: 아이고 예~! 놀보: 그래가지고! 흥보: 그래가지고요 또 한통을 그냥 촥! 갈라봤더니! 놀보: 촥! 응! 흥보: 비단과 선약이 나와서 이렇게 부자가 된 것이지, 아 형님 동생 제가 도적질 할리가 있겠습니까? 놀보: 근게잉, 그 제비 다리 하나를 분질러가지고 동여매주면 제비가 박씨를 물고온다고? 흥보: 그 형님, 분지른 것이 아니구요, 저절로 뚝 떨어졌어요 놀보: 근게 저절로 똑 안떨어지면 어쩔 것이냐? 그냥 내 절로 작신 분질러 버려야지, 흥보야 나는 갈란다! 흥보: 아이고 어디를 가시오? 놀보: 야 이놈아 너는 제비 다리 하나를 분질러 가지고 이렇게 부자가 되었는디, 나는 동네 제비 한 백마리만 잡아다가, 촥촥촥촥촥촥촥! 분질러불며는 천하제일 갑부가 안 되것냐?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흥보: 하하하하, 아이고 형님 놀보: 응 흥보: 아이고 엄동설한에는 제비가 없어요 놀보: 지금은 제비가 없제? 흥보: 아이고 예 놀보: 흥보야, 그 병아리 새끼는 안되냐? 흥보: 안되는디 놀보: 메초리 새끼도? 흥보: 아이고 고것은 더 안되는디요 놀보: 안되야? 흥보: 아 예 놀보: 오냐 알았다잉, 내년 봄만 와봐라 내가 동네 제비란 제비는 다 잡아다가 자근자근 분질러버릴랑께, 그거는 그렇고 흥보야! 흥보: 예 예 놀보: 내가 기왕 느그집에 건너왔는디, 느그집 뭐라도 하나 어긋내고 가야겠다, 어! 저거 저 뻘건 것 저거 뭐냐? 흥보: 아 저거요? 저거? 아 저것이 화초장입니다! 놀보: 화초장! 아따 거 이름 좋다, 그 안에 뭐 들었냐? 흥보: 아이고, 은금보화가 가뜩 들었습지요! 놀보: 그려? 흥보: 예! 놀보: 그러며는 그 안에 있는 것 한 개도 빼지 말고 나 도라 흥보: 아이고 안그래도 형님 드릴려고 따로 제지어 놨습니다 놀보: 오냐 오냐 오냐 그럴 것이다 그럴 것이여 아이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어려서부터 너를 얼마나 이뻐라고 했냐 이놈아 하하하 얼른 내놔라 나 가져가불란다 흥보: 아이고 형님 오늘 건너가시며는 따로 보내드리것습니다 놀보: 아니여, 내사는 불여 튼튼이라고 내가 기왕 건너온김에 거기다가 돈궤까지 넣가지고 그냥 메고 가불란다 얼른 내라! 흥보: 아이고 형님 그 점잖으신 처지에 어찌 짊어지고 가실려고 그러십니까, 오늘 건너가시며는 따로 하인 시켜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놀보: 뭐시 어쩌 이놈이? 아 이놈이 나 건너간 다음에 저 안에 있는거는 쏵 빼불고, 빈 궤짝만 보낼라 그러네? 이런 도적놈이 형제간에 이거 하나 주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 댄단 말이여 그렁게 속 모르는 사람들은 날 보고 도적놈이라그러제! 잔소리 그만 허고 얼른 질방거리 가져와 이놈아! 흥보: 아이고 예 예 알겠습니다! 놀보: 에이 저런.. 참 흥보: 오메! 오!! 아이고! 아이고! 놀보: 아이고 솔찬히 무겁는 갑다. 괜히 맨다 그랬나? 가져왔냐? 그러믄 한번 메 봐라잉? 흥보야 힘좀 써라? 힘을 좀 써! 흥보야 밀어라잉? 밀어라 밀어라 밀어라 밀어라 밀어!!! 아이고!!! 흥보: 아이고!! 놀보: 야 너 지금 이거 미냐 땡기냐? 흥보: 아이고 밀고 잇어요! 놀보: 너 이거 진짜 밀고 있어? 흥보: 아이고 예! 놀보: 더 똑 바로 힘 써서 밀어봐 힘을 딱 줘서! 흥보: 아 예 놀보: 밀어라 간다잉? 밀어라 밀어라 밀어라 밀어라 밀어라!!!!!!! 아이고!!!!!!! 워매! 똥질 했다. 흥보: 아이고 형님 또 건너오시게라우 놀보: 오냐오냐 걱정허지 말아라 내가 자주는 못오고, 한달에 달이 짧으면 스물여덟번, 달이 길며는 서른한번만 올랑게 걱정 붙들어매고 들어가라 들어가! 흥보: 안녕히가시게라우! 놀보: 근데 흥보야 흥보야! 흥보: 예 놀보: 아까 요 장 이름이 뭐라그랬제? 흥보: 아 요것이 화자 초자 장자입니다 놀보: 지랄하고 자빠졌다 유식한 체 헌다고 짜자! 짜자! 한줄로 촥 내려 읽어 이놈아! 흥보: 아 예예 화초장입니다 놀보: 화초장 맞다! 화초장! 들어가라 어서가 또 오마 화초장? 들어가 들어가 흥보: 아이고 예 건너가시요 놀보: 화초장, 화초장 내가 이걸 잊어버릴랑가 모릉게 한번 외우고 가야제 놀보: (노래)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오날 걸음은 잘왔구나 대장부 한 번 걸음에 돈궤와 화초장 생겼구나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뛰자 여가 솔찬히 미끄럽단 말이여, 가만있자 옳제! 간신히 건넜구나! 초장화? 장화초? 어따 이것을 잊었다! 허허 이것을 잊었구나 아이고 이 것 무엇이냐? 답답허여서 내가 죽겄구나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초장화 아니다! 장화초 아니다 장초화 아니다 아따 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구들장 아니다 된장 간장 고초장? 고초장! 고초장? 이것은 비슷하면서도 아니로다 이것이 무엇이냐? 아이고 이것 무엇이냐 에라 내가 우리 집으로 가서 우리 마누라를 닥달할 수 밖에 여봐라 여편네야!!! 얼른 나와 집안 어른이 어디 갔다가 집안이라고서 들어오면 우루루루루 쫓아나와 영접허는게 도리 옳제 좌이부동이 왠일 인가 에라 이 사람 요망허다 놀보처: (노래)아이고 여보 영감! 놀보: 뭣이여! 놀보처: (노래) 영감 오신 줄 내 몰랐소, 내 잘못되얐소 들어갑시다 이리 오시오 이리와 놀보: 들어가부러? 놀보처: 아이고 그려 들어와 들어와, 아이고 그란디 영감, 아니 이렇게 좋은 화초장을 어서 지고 오시오? 놀보: 맞다 화초장!!! 놀보처: 그래 화초장!!!! 아이고 호호호호 놀보: 아 근데 방정 맞은놈의 여편네가 화초장을 어떻게 알았어? 놀보처: 아이고 내가 그걸 몰라라우? 그런디 이것이 어서 났소? 놀보: 그것이 말이여 흥보가 과연 거부장자가 되얏더랑게? 놀보처: 아이고 별 강산이 궤변이 다 있지! 놀보: 그래가지고 일단 내가 훅 잡쳐서 요거 하나 가져왔지 놀보처: 잘했네! 놀보: 잘했지! 함께: 잘해부렀어!!! 하하하하하 놀보: 그런디, 그 흥보가 제비 땜시 부자가 되었다고 하는디 놀보처: 제비땀시? 놀보: 우리도 제비를 쪼께 키워야겠어! 놀보처: 제비요? 놀보: 응 제비를 키워야혀, 따라와봐 놀보처: 잉? 어디가요 영감? 놀보: 아이 따라와봐, 제비야~~ 아 뭣혀? 놀보처: 아휴, 제비야~~ 놀보: 옳지 그렇게 허는거여잉? 놀보처:이렇게? 놀보: 응 그렇게! 놀보: 제비야~~!! 놀보처: 제비야~~!! 놀보: 옳지 잘한다 잘혀! 이리와. 네 이놈!! 제비야~~~!!!

  • 등록번호 V008922
  • 기록 분류연희>창극>흥보가 
  • 기록 일시2012.03.09 - 2012.03.09
  • 기록 장소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
  • 소장처국립남도국악원 자료실
  • 기록유형동영상
  • 저장매체동영상DVD-R

내용

○ 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3.09.]의 네 번째 프로그램 ○ 팸플릿 수록 내용 창극은 판소리를 기본으로 등장인물에 따라 배역을 나누고, 여기에 사실적인 연기와 무용, 음악 반주 등을 덧붙인 종합예술극이다. <흥보가>는 성격이 다른 흥보·놀보 형제가 제비와 맺은 인연을 통해 삶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판소리이다. 이 중 '화초장' 대목은 박을 타서 부자가 되었다는 흥보의 소문을 들은 놀보가 흥보집을 찾아가 심술을 부리고 화초장을 뺏어 나오는 내용이다. 화초장의 이름을 잊어버린 놀보가 그 이름을 기억해내기 위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언어 유희적 사설이 재미를 더한다.
○ 소리/국립남도국악원 성악단 ○ 반주/국립남도국악원 기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