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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2.17.] - 05. 판소리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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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도련님 하릴없이 들어가신 후, 춘향은 도련님을 허망히 보내고 하도 마음이 정처 없어 향단아 술 상 하나 채리어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에 나가 술이나 한 잔 들여보자 [진양] 술 상 채려 향단 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동림숲을 울며 불며 나가는디 초마자락 끌어다가 눈물 흔적을 씻치면서 잔디 땅 너른 곳에 술 상 내려 옆에 놓고 두 다리를 쩍 붙이고 정갱이를 문지르며 아이고 어쩌리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 이별이 왠일인가 내가 이리 사지를 말고 도련님 말 고삐에 목을 메어서 죽고 지고 [아니리] 이리 앉어 설리 울제 [자진모리] 내행차 나오려고 일초 이초 삼초 헐 제 나발은 홍앵 홍앵 홍앵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 독교 나온다 마두병방 좌우 나졸이 쌍교를 옹례허여 구름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 뚜렷히 올라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고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소리가 귀에 얼른 들리거늘 이애 방자야 저 울음이 분명 춘향 울음이로구나 니가 잠깐 가보고 오너라 허허 도련님 귀도 밝소 가보면 뭣 헐것이오 이 자식아 사정 모르는 소리 말고 말 고삐 나를 주고 잠깐 좀 가보고 오너라 방자 충충 갔다 오더니 두눈에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며 잔디밭을 어찌 긁어 파놨던지 내길로 한길이나 되게 파놨습디다 누가 그랬드란말이냐 아 말 안하면 모르것소 춘향아씨와 향단이가 나와 울음을 우는디 사람의 자식은 못 보것습디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 뛰어 가서 춘향의 목을 부여안고 아이고 이거 왠일이냐 니가 천연히 집에 앉어 잘 가라고 말 허여도 내으 간장이 녹을텐디 번화 네거리 떡 벌어진데서 니가 이 울음이 왠일이냐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그려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나를 아주 죽여 이 자리에 묻고 가면 영 이별이 되지마는 살려두고는 못가리다 향단아 술 상 이리 가져오너라 술 한잔을 부어들고 옛소 도련님 약주 잡수 금일송군 수진취니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도련님 기가 맥혀 천하에 못 먹을 술이로다 합환주는 먹으려니와 이별허자 주는 술을 내가 먹고 살어서 무엇허리 이 술이 이별주가 아니라 후일 상봉 언약주니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삼배를 자신 후에 대모색경을 내여주며 아나 춘향아 거울 받어라 장부의 맑은 마음 거울 빛과 같은지라 천만년이 지나간들 변할리가 있겄느냐 춘향이 지환 한짝 벗어 옛소 도련님 지환 받으오 옥환일매는 유시소롱이라 소첩의 굳은 마음 지환빛과 같사오니 이 토에다 뭍어둔들 변헐리가 잇소리까 깊이 깊이 갊아두고 날 본 듯이 두고보오 서로 받어 품에 넣고 둘이 서로 꼭 붙들고 떨어지지를 못허는구나

  • 등록번호 V008915
  • 기록 분류민속악>성악>판소리>춘향가 
  • 기록 일시2012.02.17 - 2012.02.17
  • 기록 장소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
  • 소장처국악아카이브실
  • 기록유형동영상
  • 저장매체동영상DVD-R

내용

○ 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2.17.]의 다섯 번째 프로그램 ○ 팸플릿 수록 내용 판소리는 소리꾼이 혼자 서서 발림(몸짓)을 해 가며 소리와 아니리(대사를 읊듯이 말로 표현하는 부분)로 긴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음악이다. '고수'가 대목에 따라 다양한 장단을 북으로 반주하며, '(얼)씨구', '(좋)다', '(좋)지'와 같이 소리의 흥을 돋우는 추임새를 곁들인다. <춘향가>는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주제로 한다. 춘향과 몽룡의 만남, 사랑의 언약, 이별, 신임사또 부임과 춘향의 고통, 몽룡의 과거급제와 어사출도로 전개되는 춘향가는 특히 치밀한 음악적 짜임새로 유명하다. '이별가' 대목은 이몽룡이 한양으로 올라가게 되어 춘향에게 이별을 고하는 부분으로 계면조 가락이 춘향과 춘향모의 슬픈 감정을 절절히 표현해 낸다.
○ 소리/유하영 ○ 고수/김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