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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3.16.] - 05. 판소리 <흥보가> 중 ’매 맞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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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흥보가 빌면될 줄 알고 한번 빌어 보는디 [진양조] 두 손 합장 무릎을 꿇고 '비나니다. 비나니다. 형님 전으 비나니다. 살려주오. 살려주오. 불쌍한 동생얼 살려주오. 그저께 하루를 굶은 처자가 어제 저물도록 그저 있고, 어저께 하루를 문드러니 굶은 처자가 오늘 아침을 그저 있사오니 인명은 재천이라 설마헌들 죽사리까마는 여러 끄니를 굶사오면 하릴없이 죽게가 되니 형님 덕택으 살거지다. 벼가 되거든 한 섬만 주시고, 쌀이 되거든 닷 말만 주옵시고, 돈이 되거든 닷 냥만 주옵시고, 그도 저도 정 주기가 싫거든 이맹기나 싸래기나 양단간어 주옵시면, 죽게 된 자식을 살리겠소. 과연 내가 원통하오. 분하여서 못 살것소. 천석꾼 형님을 두고 굶어죽기가 원통헙니다. 제발 덕분에 살려 주오' [아니리] 과거를 꽉꽉 대노니 뗄 수가 없제. '오 니가 바로 그 박흥보냐. 네 이놈 심심하던 참에 잘 왔다. 그러면 들어온 김에 보리나 좀 타가지고 갈래.' '아이고 형님. 흉년 곡식으로는 쌀보다 보리가 더 낫답니다. 형님, 많이만 주면 좋지요.' '그래라. 마당쇠 게 있느냐? 곳간 문 열고 그 안에 들어가면 동편서 들어온 쌀 천석 있제? 이리 가지고 오너라. 그 안으로 들어가면, 북면서 들어온 보리 오백석 있제?' '예 좀 갖다 드릴까요?' '가만 있어, 이놈! 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 들어가면 콩, 팥 쉰 섬 있제?' '예' '그 안으로 쑥 들어가면 지리산에서 박달 홍두깨 헐라고 쳐 내온 건목 있느니라. 이리 가지고 오너라. 오늘 한 놈 식훌 놈 있다. 이런 놈은 그저 복날 개잡듯 잡아야 하느니라.' [자진모리] 놀보놈 거동 봐라 지리산 몽둥이를 눈 위에 번듯 들고 '네 이놈, 흥보놈아! 잘 살기 내 복이요 못살기는 네 팔자 굶고 벗고 내 모른다. 볏섬 주자헌들 마당의 뒤지 안에 다물다물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뒤지 헐며 전간 주자한들, 천록방 금궤 안에 가득가득히 관을 지어 떼돈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쾌돈 헐며 찌갱이 주자한들 구진방 우리 안에 떼돼야지가 들었으니 너 주자고 돈 굶기며 싸래기 주자한들 황계 백계 수백 마리가 턱턱하고 꼬꼬 우니 너 주자고 닭 굶기랴' 몽둥이를 드러메고 '네 이놈 강도놈!' 좁은 골 벼락 치듯, 강짜 싸움에 계집 치듯, 담에 걸친 구렁이치듯, '후닥딱! 철퍽!' '아이고, 박 터졌소!' '네 이놈!' '후닥딱!' '아이고, 다리 부러졌소. 형님!' 흥보가 기가 맥히어, 몽둥이럴 피하랴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 대문을 걸어노니 날도 뛰도 못허고 그저 퍽퍽 맞는디 안으로 쫓겨 들어가며 '아이고 형수씨 사람 살려주오! 아이고 형수씨 날 좀 살려주오'

  • 등록번호 V008923
  • 기록 분류민속악>성악>판소리>흥보가 
  • 기록 일시2012.03.16 - 2012.03.16
  • 기록 장소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
  • 소장처국립남도국악원 자료실
  • 기록유형동영상
  • 저장매체동영상DVD-R

내용

○ 국립남도국악원 금요상설: 국악수채화[2012.03.16.]의 다섯 번째 프로그램 ○ 팸플릿 수록 내용 판소리는 소리꾼이 혼자 서서 발림(몸짓)을 해 가며 소리와 아니리(대사를 읊듯이 말로 표현하는 부분)로 긴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음악이다. '고수'가 대목에 따라 다양한 장단을 북으로 반주하며, '얼씨구', '좋다', '좋지'와 같이 소리의 흥을 돋우는 추임새를 곁들인다. 입체창이란 몇 사람의 창자가 배역을 정하여, 그 배역에 맞는 소리를 하는 양식이다. 특별한 무대 장치나 연기는 하지 않으나, 간단한 분장은 하기도 한다. <흥보가>는 성격이 다른 흥보·놀보 형제가 제비와 맺은 인연 때문에 가난하고 맘씨 좋은 흥보는 부자가 되고, 부자였으나 욕심이 지나쳤던 놀보는 재산을 모두 잃는 과정을 엮은 판소리다. 다른 판소리에 비해 해학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이 많다. '흥보 매 맞는' 대목은 놀보집에 양식을 구하러 간 흥보가 되려 매를 맞는 장면을 노래한다.
○ 소리/조현정 ○ 고수/추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