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자료상세

2019 토요명품공연: 한국의 악가무[06.01.] - 02.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조회 261 0 1 다운로드 신청

○ 아니리 그때여 춘향이는 옥방에 홀로 앉아 신세 장탄으로 우름을 우난디, ○ 세마치 “옥방이 험탄 말은 말로만 들었더니 험궂고 무서워라. 비단 보료 어디 두고 헌 공석이 웬일이며, 원앙금침 어디 두고 짚토매가 웬일이여? 천지 생겨 나고 사람 생겨 글자낼 제, 뜻 ‘정’자 이별 ‘별’자는 어느 누가 내셨던고? 이 두 글자 내인 사람은 날과 백년 원수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두 부인 모시고 황능묘나 지킬 것을 이 지경이 웬일이여.” ○ 중모리 춘향 형상 가련허다.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 후로 일장 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여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 항아 추월같이 번뜻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칙 잠 못 이루니 호접몽을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사정으로 편지허고,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로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단장성에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채련녀와 제롱망채에 뽕 따는 여인네들도 낭군 생각 일반이나,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려나? 내가 만일에 도령님을 못 보고 옥중고흔이 되거드면, 무덤 근처 섯는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방성통곡의 울음을 운다. ○ 아니리 이렇듯이 세월을 보낼 적에, ○ 자진모리 그 때여 도령님은 서울로 올라가 글공부 힘을 쓸 제, 춘추, 사략, 통사기, 사서삼경, 백가어를 주야로 읽고 쓰니, 동중서 문견이요, 백낙천 계수로다. 금수강산을 흉중의 품어두고 풍운월로를 붓끝으로 희롱헐 제, 국가 태평허야 경과 보실 적의 이도령 거동보소. 장중의 들어가니 백설백목 차일장막 구름같이 높이 떴다. 어탑을 양면허니 홍일산, 홍의 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구나. 시위를 바라보니,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 별렬군관, 승사각신이 늘어섰다. 중앙의 어영대장, 선상의 훈련대장, 도감중군 칠백명, 삼영군의 자개창 일광을 희롱헐 제, 억조창생 만민들, 어악풍류 떡쿵. 나노나 지루나, 앵무새 춤추난 듯, 대제학 택출허어 어제를 내리시니, 도승지 모셔내어 포장우의 번 듯, 글제에 허였으되, ‘일중과 월중윤 성중희 해중윤이라, 동두렷이 걸렸거날. 이 도령 거동보소, 시제를 펼쳐 놓고 해제를 생각허여 용지연의 먹을 갈아 당황모 무심필 일필휘지 지어내어 일천의 선장허니, 상시관이 글을 보시고 칭찬허여 이른 말이, “문안도 좋거니와 자자비점이오, 구구마다 관주로다.” 장원급제 방 내거니, “이 몽룡 신래이! 신래이,” 초입사 한림, 주사, 대교로 계실 적에, 그 때 나라 경연들어 전라 어사를 보내시는고나. 이 몽룡 입시시켜 봉서 한 벌 내어주시니 비봉에 호남이라. 사척, 유척, 마패, 수의를 몸에 입고, 본댁을 하직허고 전라도로 내려간다. ○ 휘모리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청패, 배다리, 애고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 월강, 사근내, 미륵댕이, 골사그내를 지내어 상류천 하류천, 대황교, 떡전거리, 오목장터를 지내어 갈원, 소사, 광정, 활원, 모로원, 공주, 금강을 월강허여, 높은 한질, 널테, 무넴이, 뇌성, 풋개, 닥다리, 황화정이, 지아미고개를 얼른 넘어 여산읍을 당도허였구나.

내용

○ 2019 토요명품공연: 한국의 악가무[06.01.]의 두 번째 프로그램 ○ 팸플릿 수록 내용 판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 반주와 추임새에 맞추어 소리(창), 아니리(독백), 발림(몸짓)으로 긴 이야기를 노래하는 극음악이다. 판소리 "춘향가"는 춘향과 몽룡의 만남, 사랑과 이별, 신임사또 부임과 춘향의 고통, 몽룡의 과거급제와 어사출도로 전개되며, 특히 음악의 짜임새가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쑥대머리는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옥에 갇힌 춘향이 쑥대처럼 헝클어진 형색으로, 떠나간 몽룡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대목이다.
○ 소리/조정희, 고수/조용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