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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토요명품공연 : 세계무형유산 프로그램[06.26.] - 02. 판소리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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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 따라 가신 후어 춘향이 허망허여 향단아 술상하나 차리어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으 나가 술이나 한 잔 드려보자 [진양조] 술상 차려 향단 들려으 앞세우고 오리정 녹림숲을 울며불며 나가는디 치맛자락 끌어다가 눈물 흔적을 씻치면서 녹림숲을 당도허여 술상 내려 옆에다 놓고 잔디땅 너룬 곳에 두 다리럴 쭉 뻗치고 정강이럴 문지르며 하이고 어쩔거나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 이별이 웬일이며 독수공방 어이 살꼬 내가 이리 사지를 말고 도련님 말고삐에 목을 매어서 죽고지고 [자진모리] 내행차 나오난디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 독교 나온다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 옹위허여 부운같이 나오난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 비룡같은 노새 등 뚜렷이 올라앉어 제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훌쩍 울고 나오난디 녹림 숲을 당도하니 춘향으 울음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애 방자야 이 울음이 분명 춘향으 울음이로구나 잠깐 가보고 오너라 방자 충충 다녀 오더니 하따 울음을 우난디 울음얼 우난디 울음얼 우난디 이 놈아 누가 그렇게 운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울것소 춘향이가 나와 울음을 우난디 사람의 자식은 못 보것습디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가더니 춘향에 목을 부여 안고 하이고 춘향아! 니가 천연히 집에 앉어 잘가라고 말 하여도 나으 간장이 녹을텐디 삼로 네 거리어 쩍 벌어진 데서 니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멕혀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나를 아주 죽여 이 자리에 묻고 가면 영영 이별이 되지마는 살려두고 못가리다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술 한 잔을 부어 들고 옛소 도련님 약주 잡수오 금일송군수진취니 술이나 한 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잔을 들고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천하에 못 먹을 술이로다 합환주는 먹으려니와 이별허자 주는 술을 내가 먹고 살어서 무엇허리 삼배를 자신 후에 춘향이 지환 벗어 도련님께 올리면서 여자으 굳은 절행 지환 빛과 같은지라 이토어 묻어둔들 변할 리가 있소리까 도련님이 지환 받고 대모색경을 내어주며 장부으 맑은 마음이 거울 빛과 같은지라 날 본닷이 니가 두고 보아라 둘이 서로 받어 넣더니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을적에 방자 보다 답답허여라고 아 여보시오 도련님 이제 그만 좀 갑시다 도련님 하릴없이 말 위에 올라타니 춘향이 정신을 차려 한 손으로 말 고삐를 잡고 또 한 손으로 도련님 등자 디딘 다리 잡고 하이고 여보 도련님 한양이 머다 멀고 소식이나 종종 전하여 주오 말은 가자 내 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놓네 [자진모리] 저 방자 미워라고 이랴 툭 쳐 말을 몰아 따랑따랑따랑따랑 훨훨 넘어가니 그때여 춘향이는 따라갈 수도 없고 높은 데 올라서서 이마 위에 손을 얹고 도련님 가시는 데만 무뚜두룸이 바라보더니마는 가는 대로 적게 뵌다 달만큼 보이다 별만큼 보이다 나비만큼 불티만큼 망종 고개 넘어 아주 깜빡 넘어가니 그림자도 못 보것네 [중모리] 그 자리 퍼썩 주저 앉더니 퍼 버리고 앉어 설리운다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인제는 참 갔구나 아이고 내 일을 어찌허오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앉고 눕고 노든 디와 오르 내리며 신 벗든 디 옷 벗어 걸든 디를 생각나서 어찌 살끄나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살자허니 고생이로구나 죽도 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며는 노를거나 [아니리] 이렇게 눈물로 세월을 보낼 적에 그때여 서울 자하골 사는 변학도라는 양반이 계시는디 이 양반은 욕심 많고 탐 많고 호색헌 사람으로 남원으 춘향이가 천하일색이라는 소문을 듣고 밀양서흥 마다허고 간신히 서둘러서 남원 부사를 허여 내려왔것다 동헌을 좌정하신 후에 육방하인 단속은 제 삼일로 물리치고 우선 기생 점고부터 허였는디 춘향이가 불참을 허였든가보드라 여봐라 너희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던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양반의 기출로서 요염생장 하옵더니 전 구관 사또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가약을 맺아옵고 그 양반 가신 후에 수절허고 있삽기에 불러오지 못하였나이다 어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으 자식에게 수절이라니 잔말말고 불러들여라 예이 [중중모리] 군로사령이 나간다 사령군로가 나간다 산수털 벙거지 남일광단 안을 올려 날랠 용자를 떡 붙이고 충충충충 거덜 거리고 나온다 부중 대뜰 너룬 마당 덜렁거리고 나온다 서로 부르면서 나오난디 이애 김번수야 왜 부르느냐 이애 박패두야 무엇 허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게 누구가 걸리어? 이애 춘향이가 걸렸다 올타 그 천나 도도헌 년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혜만 좔좔 끌고 교만이 너무 많더니만 잘 되고 잘 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어가고 물도 가득 차면 넘치느라 니나 내나 일분사정 두는 놈은 제 부모를 모르리라 정령코 나올제 세수양버들 속으 청철륙이 펄렁 남문 밖 썩 나서 영주각을 당도 오작교 다리 우뚝 서 아나 옛다 춘향아! 허고 부르난 소리 원근산천이 떵그렇게 들린다 사또 분부가 지엄허니 지체말고 나오너라!

  • 등록번호 V007502
  • 기록 분류민속악>성악>판소리>춘향가 
  • 기록 일시2010.06.26 - 2010.06.26
  • 기록 장소국립국악원 우면당
  • 소장처국악아카이브실
  • 기록유형동영상
  • 저장매체스토리지

내용

○ 2010 토요명품공연: 세계무형유산프로그램[06.26]의 두 번째 프로그램 ○ 프로그램 해설 판소리는 이야기 구조로 짜여져 있는 가사와 선율을 노래하는 소리, 가사를 실감나는 이야기처럼 표현하는 아니리, 소리와 아니리의 중간 형태인 창조, 소리와 가사의 내용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발림, 그리고 북 반주를 하는 고수나 듣는 청중들의 추임새가 한데 어우러지는 성악 갈래이다. 판소리의 이와 같은 구성요소 중 특히 청중들의 '추임새'는 무대와 객석이 이분화된 서양음악과 대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소리를 듣는 청중들이 단지 객체로서 소리를 수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리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요소이다. 소리꾼은 판소리가 지니고 있는 음악의 길을 터득하고 생소리로 다채로운 선율과 시김새를 표현해야하며, 이야기의 극적 긴장과 이완을 표현해야하므로, 오랜 공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렇듯 고된 독공(獨功)을 거쳐 소리꾼으로서의 기량을 터득하는 것을 '득음'이라고 하며, 득음한 소리꾼을 '명창'이라고 한다. 1964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었고, 2003년 세계유네스코위원회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었다.
○ 출연/국립국악원 민속악단 - 판소리/이주은, 고수/정준호